제철소에 견학을 가본 분들은 직접 볼 수 있었겠는데 시뻘겋게 달구어진 침대 매트리 스 모양의 거대한 압연강괴가 얇은 철판이 될 때까지의 과정을 보면 마치 밀가루 반죽 덩어리를 방망이로 이리 펴고 저리 펴고 하여 마침내 얇은 만두피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유사하다. 대형 압연강괴의 두께를 점차 줄이기 위하여 여러 단의 롤러를 통과하게 되는데 각각의 롤러는 상하 2개가 한조로 구성된다. 마치 컨베이어벨트가 움직이듯 강괴가 이 들 일렬로 늘어선 롤러를 통과하면서 서서히 두께가 줄어드는데 좌우로 여러 번 왕복하면서 마침내 자동차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얇은 철판으로 변형된다. 이 과정에서 각각의 롤러 회전수를 살펴보면, 두꺼운 철판을 누르고 있는 롤러보다 얇은 철판을 누르고 있는 롤러의 회전수가 더 커야 철판이 흘러가는 속도가 일정하게 되어 중간에 철판이 휘는 일이 없다.
따라서 일렬로 늘어선 롤러들의 회전속도는 제각각 달라야 하며 아울러 철판 두께에 따라 시시각각 변해야 한다. 양질의 철판을 얻기 위해서는 이들 롤러의 회전속도와 누르는 힘을 최적으로 제어해야 하는데 이러한 롤러를 구동하는 것은 전동기 이므로 결국 전동기의 토크와 속도제어를 정밀하게 해 주어야 한다. 교류전동기의 경우 회전속도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전동기에 인가되는 전압의 크기와 주파수를 시시각각 변 하게 해주어야 하는데 제철소에 공급되는 전기는 60Hz의 일정 주파수에 전압의 크기도 일정한 3상 교류전원이므로 이러한 전기를 직접 전동기에 걸어줄 수가 없다. 어떻게 할까? 공장에 들어오는 3상 전원을 일단 직류전원으로 변환을 한 다음 이 직류전원을 다시 가공하여 크기와 주파수가 변하는 3상 교류로 변환하면 된다. 각 롤러마다 철판 두께에 따라 서로 다른 교류전원을 정확하게 인가해 주면 압연강과는 몇 번 왕복운동을 하면 서 그 두께가 점차 얇아지는데 강괴가 철판으로 바뀌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1분도 채 안 될 정도로 빠르다. 이처럼 전력전자기술은 무쇠 덩어리를 순식간에 바늘로 만들어 버릴 정도의 생산성 향상에 절대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전동기의 속도를 제어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예는 이 외에도 천장크레인, 화물용 엘리베이터, 공장 자동화시스템, 로봇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철판은 공기 중에 그대로 방치하면 바로 부식이 진행되어 문제가 된다. 부식을 방지하기 위하여 페인트칠을 하거나 도금처리를 하는데 주로 주석도금이나 아연도금을 많이 하고 특수한 경우는 금도금도 한다. 산업용 철판을 주석이나 아연으로 도금하는 경우는 철판을 도금 용매에 넣은 상태에서 직류전원을 걸어주면 된다. 이때 직류전압과 직류전류 의 크기는 대략 수~수십 볼트 [V], 수백~수만 암페어 [A] 정도이다. 즉, 전압은 낮고 전류는 높은 직류전원을 필요로 하는데 일반 도금용 공장에 들어오는 전기는 전압이 일정한 60Hz 교류이므로 교류를 직류로 가공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전기도금에는 낮은 직류전압과 높은 직류전류가 필요한데 반하여 공장의 굴뚝을 통해 내보내는 먼지, 분진, 연기, 오일, 기타 유해성 공해물을 포집하는데 사용되는 전기집진 기는 반대로 매우 높은 직류전압과 비교적 적은 직류전류를 필요로 한다. 이처럼 같은 직류전원이라 하더라도 용도에 따라 전압과 전류의 크기가 달라진다. 직류전원을 이용하는 장치에는 철근이나 파이프의 부식을 방지하는 방식 시스템, 쇠를 녹이는 직류 아크로, 전기분해장치, 배터리 충전기 등 매우 다양하다.
다른 게시물에서 전기밥솥에 숨어 있는 전력전자기술을 살펴보았는데 이러한 유도가열기술은 산업현장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철강제도 과정에서 금속제품을 예열하거나 열처리 또는 후처리를 위하여 가열하는 공정에 유도가열기술을 적용하면 에너지 효율도 향상되고 친환경 설비를 구현할 수 있고 비용도 절감되는 장점이 있다. 유도가열기술은 금속의 가열뿐 아니라 금속을 녹이는 데에도 사용되는데 저주파 및 고주파 유도가열로가 있다.
반도체 제조공장에 가보면 천정에 설치되어 있는 선로를 따라 생산된 웨이퍼를 실어 나르는 이송차를 볼 수 있는데 이들 이송차는 내부에 전동기가 있어 전동력으로 이동을 하는데 전동기에 공급하는 전원시스템이 특이하다. 수백대의 이송차가 천정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전기를 공급하는 전선은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전원공급은 어디서 할까? 선로를 따라 설치해 놓은 전선이 있는데 내부에 숨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이송차와 연결도 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어떻게 전원을 공급받을 수 있을까?
선로에 숨어 있는 전선에는 수십 kHz의 고주파 전류가 흐른다. 이송차 안에는 이러한 고주파 전류에 의해 형성되는 자장에너지를 받아들이는 장치가 있어서 이 자장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여 전동기를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전선 없이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무선전력전송(wireless power transmission)이라 하며 그 응용 범위를 급속도로 넓혀나가고 있다. 무선전력전송은 기본적으로 고주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용 60Hz의 교류를 수십 kHz의 교류로 변환하는 기술과 전선 없이 전력을 전송하는 기술, 그리고 전송된 고주파 전력을 사용하기에 적합한 전기로 재가공하는 기술 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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