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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공학

신재생에너지의 가공

by 홍티티 2024. 6. 2.

우선 풍력 발전기를 살펴보자. 바람이 강하면 회전날개가 회전하는 속도도 높다. 회전 날개는 발전기의 회전자와 기계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회전자를 강하게 돌리면 돌릴 수록 발전기 출력이 거쳐서 더 많은 전기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기상 조건에 따라 바람은 약하게도 세게도 불 수 있고 혹은 없을 수도 있으니 문제다. 회전날개가 천천히 돌면 발전기 출려전압의 주파수가 낮고 빨리 돌면 주파수가 높다. 즉, 바람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해주는 1단계 발전기의 출력은 전압의 크기와 주파수가 상시 변하기 때문에 바로 사용할 수가 없으므로 2단계의 전기가공이 필요하다. 울퉁불퉁하게 출력되는 발전기의 교류 출력 전기를 일단 직류로 변환한 다음 다시 크기와 주파수가 일정한 양질의 교류 전기로 가공해주는 장치가 있어야 비로소 사용이 가능한 전기가 되는 것이다.

 

전기가공은 전력전자가 해결한다. 풍력 발전기는 바람이 좋은 산악지대나 해상에 주로 설치하기 때문에 우리 눈에 쉽게 보이지는 않으나 태양광 발전용 태양전지판은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태양전지셀은 빛에너지를 받아서 직류의 전기에너지로 내보내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빛에너지를 많이 받을수록 직류전기가 많이 나오므로 태양전지판은 가능한 한 해바라기처럼 태양을 쳐다보도록 설치한다. 열심히 태양을 바라보면서 전기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갑자기 구름이 지나가면 전기 생산이 뚝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태양전지로 만들어진 전기를 공급 받고 있던 지역에서는 갑자기 전력이 부족해져서 엘리베이터가 서버리고 에어컨도 끄게 된다. 이렇게 전력이 극심하게 변하는 경우에는 배터리와의 협조를 잘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평소 전기 발생이 잘될 때 배터리에도 전기를 충전해 두면 갑자기 전기 생산이 줄어들더라도 저장되어 있던 배터리의 에너지를 뽑아서 사용할 수 있으므로 엘리베이터가 정지하는 일을 없앨 수 있다. 그런데 태양전지 출력도 직류전기이고 배터리 도 직류전기인데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는 교류 전기이므로 이 역시 그대로 사용할 수는 없고 직류를 교류로 잘 가공해 주어야 한다. 물론 태양전지 출력전압이나 배터리 출력전압이 같은 직류이기는 하나 서로 그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태양전지 출력전압도 잘 가공해서 배터리에 충전해 주어야 한다. 이렇게 평상시 잉여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시 사용하는 시스템을 에너지 저장시스템(ESS : Energy Storage System) 이라 하는데 이것 역시 스마트그리드의 일부로서 그 응용 영역을 급속히 넓혀가고 있다.


수소와 산소가 가진 화학적 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장치가 연료전지인데 연료전지에서 나오는 전기도 태양전지와 마찬가지로 직류전기이다. 인공태양이 지구상에 건설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태양은 수소 간의 핵융합으로 인한 폭발이 초대형으로 끊임없이 이루어지면서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분출하고 있는 데 이는 거대한 수소폭탄들이 계속 터지는 것과 같다. 원자폭탄의 위력보다 더 세다고 알려진 수소폭탄! 핵분열에너지를 이용한 원자폭탄을 순식간에 터트리지 않고 폭발하는 양을 아주 정밀하게 제어해서 뜨거운 열을 지속해서 얻어서 발전용 터빈을 돌리는데 이용한 것이 원자력발전소이듯이, 수소폭탄의 파괴력을 초정밀 제어하여 발전용 터빈을 돌리는데 이용하고자 하는 것이 핵융합 발전이다. 전 세계 핵물리학자와 전기 엔지니어를 비롯한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150만 kW급 핵융합에너지를 얻기 위하여 국제 핵융합 실험로(TER : 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 건설 프로젝트를 2019년경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 최대용량이 95만 kW이므로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BU, 미국, 한국, 러시아, 일본, 중국, 인도의 7개국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핵융합에너지는 환경오염 이나 방사능 누출의 위험도 없어 깨끗하고 안전하며 무한한 에너지원으로 기대되어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런데 수소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가벼운 기체이므로 수소를 한 군데 모아놓고 핵융합반응을 일으키기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 그런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과학기술의 힘! 진공 용기에 수소를 넣고 거대하고도 정밀한 전자장을 만들어 주면 수소들이 이 전자장 내에 머무르게 된다. 이렇게 가두어진 수소를 1억°C 정도로 가열하여 핵융합반응이 일어나게 한다. 수소를 잘 가두어 놓고 가열하는 것이 핵심 기술인데 이 핵심 기술을 구현해 주는 것이 바로 전력전자 기술이다.


여기에는 수천~수만 암페어 [A]의 초정밀 직류 및 교류 전기가 흐르는가 하면 수십만 볼트(V)의 고압 직류전원이 투입된다. 국내에서는 ITER의 축소판인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를 2007년에 건설하여 2008년도 세계적 이목이 쏠린 가운데 최초 플라스마 발생에 성공함으로써 초전도 핵융합장치로 서의 성능을 검증받은 바 있는데 KSTAR에 들어간 핵심 전력변환장치들은 순수 국내 기술진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이러한 실력을 인정받아 7개국 공동으로 프랑스에 건설 중인 ITER에 필요한 핵심 전력변환장치를 우리나라도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15년 내지 20년 후 등장할 인공태양! 기대해 볼 만하다.